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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오르내리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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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밝게큰나 | 작성일 | 2025-04-12 | ||
조회수 | 336 | 추천수 | 5 | ||
한 세달 전부터 건강을 위해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걸어서 올라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평범한 걷기를 하다가 어느 한가한 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도중 동료 하나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 탈 필요없이 뒤로 내려가거나 옆으로 내려가는 것도 괜찮아요" 어... 갑자기 뒤통수가 환해지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곧 매너리즘이 올 때를 대비한 무언가를 찾으려 했는데 신선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옆으로는 별 운동이 안되어 몇 층 내려가다 버리고 뒤로 내려갔는데 하면 할 수록 익숙해지고 빨라지더라구요. 그리고 평형감각이 살아나서 생활이 안정되고 허벅지 안쓰던 곳들이 긴장되고 아주 좋더군요.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올라갈 때 뒤로 올라가면 어떨까?' 제 동료는 그것까지는 안해봤더라구요. 역시 아주 재밌네요. 몸도 좋아지면서 평소라면 넘어지거나 다쳤을 상황에서 제가 잘 버티고 자세도 잘 잡는걸 보고 역시 운동은 옳은 방향이라는걸 느낍니다. 허벅지 엉덩이 장딴지 등등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힘차게 움직이게 되네요. 이렇게 의지력과 도파민을 모아갑니다. 나중에 써야할 때 잘 쓰려고요. 시험볼때라던가 힘들 때 머 그런때 잘 쓰이겠죠. 사실 이번 년도 사이버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학교 다닌 지는 오래되었지만 문득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궁금한 것도 늘어나서 공부가 땡기더라구요. 친구들에게는 아직 알리지 않았지만 예상되는 반응을 알기에 별 기대는 안합니다. 그거 아십니까? 사람의 뇌에 있어 최절정기가 언제일까요? 저도 책이나 연구논문들을 뒤적여 보고 놀랐습니다. 50대입니다. 그래서 학교나 정치인이나 기타 여러 분야의 중심이 되는 분들이 50대가 많고 깊이가 있고 신임이 두터운 걸까요. 물론, 40대나 60대도 나름 괜찮은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전 60이 되기 전에 좀더 머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박사는 모르겠고 공부할 만큼 하고 기술사나 산업안전지도사도 따야 하고 자격증도 몇개 따고싶고, 사실 영어는 60대에 다시 시작하려 했는데 원서때문에라도 슬슬 시작해야 겠다 싶네요. 요즘은 AI가 핫해서 집중적으로 책도 보고 영상도 찾고 공부중인데 와우~ 엄청 나더군요. 이건 정말 공부를 안할래야 안할 수 없게 만드네요. 제가 정말 혐오하는 부류가 '나이 먹었다고 문자도 못해, 카톡도 못해, 남에 대한 생각 안해, 술담배에 대해서는 선입견을 안바꾸려 해, 얼마나 멋진 인생이었는지 벌써부터 관뚜껑 닫을때까지 산송장처럼 살려고 하는' 부류입니다. 가만 있어도 먹는 나이가 뭐가 대단하다고... 하여간 짧은 삶이 얼마나 아까운 지를 모르는 사람과는 친하게 못지내겠더라구요. 저는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를 하고 있습니다. 좀 늦게 직업을 바꾼겁니다. 쉰 둘이 되던 해 겨울에 기사 자격증 따고 다음 해부터 안전관리자를 하고 있으니 운이 좋았죠. 하여튼 이 직업은 멘탈이 약해서는 생존하기 힘든 곳이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내면의 중심없이는 상처를 받거나 일을 그르치기 쉽상인 그런 곳이니까요. 그래서 전 금연을 아주 고마워하고 있죠. 그때 정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삶이 얼마나 끔찍했을지 모를 정도로... 처음부터 비흡연자였던 분들은 모릅니다. 왜 이 시기가 중요한지. 우리 금연인들은 이 시기에 내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곤 깨닫게 되죠. 자아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원하면서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혐오하면서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내 본의가 아닌데도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을... 내면이라는 건 명상이나 사유할 때만 접할수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편지를 쓸때나 책 혹은 신문을 읽을 때 들어와지는 어떤 공간 같은 겁니다. 그리고 그 공간은 순전히 우리가 만들고 우리를 위해서만 존재하죠.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공간에서 외적인 상황에 대한 행동이나 말이나 태도 등을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삶을 바꾸거나 성장할 수 있죠. 그 공간을 찾으세요. 금연은 금연보조제가 시켜주는게 아닙니다. 결국은 그 내면에서 결판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메바에 가까울 수록 그냥 자동반응쪽으로 가겠죠. 하지만 강아지도 멈칫하며 생각하는 때가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많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휴일날 잠시 현장에 들렸다 나가면서 시간이 남았네요. 금연하시는 분들 모두 오늘 하루가 행복한 마무리가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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